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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물단지 '드릴십'에 발목잡힌 삼성重…“선주들 포기한 5기, 악성 재고" - 조선비즈

kyentun.blogspot.com
입력 2020.08.04 15:32 | 수정 2020.08.04 15:36

삼성중공업(010140)이 애물단지 ‘드릴십(시추선)’에 또 발목이 잡혔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2분기 7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냈는데 이 중 60%가 드릴십 관련 평가 손실이었다. 글로벌 선주사들은 과거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이었을 때 드릴십을 대량 발주했지만, 최근 유가가 하락하자 인도를 거부하고 있어 삼성중공업이 재고로 떠안게 됐다.

삼성중공업은 2분기 영업손실이 7077억원(연결 기준)을 기록했다고 4일 밝혔다. 드릴십 관련 4540억원 규모의 손실이 나면서 11분기 연속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손실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배 이상 커졌다. 매출은 지난해보다 4.5% 감소한 1조691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보다 영업손실이 더 큰 폭 줄어든 이유는 코로나19 사태보다 드릴십의 영향이 크다고 한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2분기 영업적자의 약 60%는 자금 지출 없는 드릴십 관련 평가 손실"이라며 "현금 흐름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극지(極地)용 드릴십. /조선DB
드릴십은 깊은 수심의 해역에서 원유·가스 시추 작업을 할 수 있는 선박 형태의 설비다. 척당 건조 비용만 5억달러(약 6000억원)가 넘는다. 그런데 고유가 시절 삼성중공업이 수주·건조한 드릴십들은 최근 몇 년 사이 유가가 급락하자 선주들이 계약을 파기, 인도를 거부하면서 ‘악성 재고’ 신세가 돼버렸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통상 육지에서 석유 1배럴을 시추하는 데 드는 비용은 약 20달러. 반면 드릴십 시추 배용은 1배럴당 60~70달러 수준이다. 선주들은 저유가 상황에서 드릴십을 가져가면 손해 볼 게 뻔하니 설계 변경 등 공정을 고의로 지연시킨 뒤, 이를 빌미로 삼성중공업과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방식으로 건조가 완료된 드릴십 인도를 거부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삼성중공업이 재고로 떠안은 드릴십은 총 5기다.

설상가상 올해 상반기 유가 급락에 따른 시추 시황 침체로 드릴십의 장부 가치는 더 떨어지면서 그대로 영업손실에 반영됐다. 삼성중공업은 "시장 환경 변화로 드릴십의 장부가액이 15억9000만달러에서 12억7000만달러로 20% 줄었다"며 "환평가 손실까지 합치면 총 손실은 4540억원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헤비테일’ 방식의 대금 결제도 문제로 지적된다. 헤비테일은 공사 초반 선수금을 20~30%만 받고 선박 인도 시점에 나머지 공사 대금을 한꺼번에 받는 것을 뜻한다. 과거에는 강재 절단식, 인수식 등 큰 공정 이벤트마다 20%씩 대금을 나눠 받았지만, 세계 금융위기 이후 선주들의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헤비테일 방식이 새로운 관례가 됐다. 이번 드릴십도 헤비테일 방식에 따라 전체 계약가 약 30억달러 중 3분의 2가량의 잔금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중공업은 선주들을 대상으로 계약금 전액 반환을 요구하는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드릴십 1척의 계약 해지를 요구한 미국 퍼시픽드릴링(PDC)과의 재판에서 승소, 총 3억1800만달러 규모의 손해배상금을 받게 됐다. 아직 항소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드릴십 재매각도 추진하고 있지만 유가가 여전히 바닥을 치면서 매수자를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경남 거제시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현장 / 연합뉴스
삼성중공업을 두고 업계 전망은 엇갈린다. 비록 올해 상반기 수주 규모가 5억1000만달러로 연간 수주 목표(84억달러)의 6%에 불과하지만, 하반기에 약 50억달러 규모의 러시아, 모잠비크, 나이지리아발(發) 대형 프로젝트의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있어 상반기 손실을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드릴십 재고자산 가치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리스크로 남아 있다. 김현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중공업은 앞서 지난 2016년과 2018년 두 차례에 걸쳐 유상증자를 통해 2조5000억원가량을 확보했지만, 11분기 연속 영업적자 규모가 벌써 2조3800억원에 달한 상태"라며 "사실상 유상증자를 통해 증가한 자본이 영업손실 누적으로 증자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수주목표 달성의 핵심은 확정적인 대형 LNG 프로젝트 수주가 아닌 경쟁을 통한 다른 선종 수주와 해양생산설비 수주"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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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04, 2020 at 01:32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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