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베네수엘라 출신 피렐라와 계약금 10만달러, 연봉 50만달러, 인센티브 20만달러 등 최대 총액 80만달러(약 9억원)에 계약했다고 16일 발표했다. 삼성은 미국에서 촬영된 MRI 자료를 토대로 국내 병원 2곳에서 검진했다고 밝혔다.
피렐라는 키 1m83㎝, 체중 99㎏의 우투우타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주로 2루수와 좌익수로 뛰었다. 2014년 뉴욕 양키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했고 샌디에이고, 토론토, 필라델피아 등을 거쳤다. 빅리그에선 30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7 17홈런 82타점 OPS(장타율+출루율) 0.699를 기록했다. 마이너리그 트리플A 기록은 366경기 타율 0.311, 50홈런 215타점 OPS 0.856.
지난 시즌에는 일본 히로시마 카프에서 뛰었다. 일본에선 주로 외야수로 나서면서 1루수로도 가끔 출전했다. 99경기 타율 0.261, 11홈런 34타점 OPS 0.723. 삼성은 코로나로 외국인 선수 관찰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직전 시즌 일본에서 뛴 피렐라를 눈여겨봤다. 삼진율(MLB 19.9%, 트리플A 14.0%, 일본 15.7%)이 낮다는 점과 컨택트가 좋은 중장거리형 타자다. 일본을 거쳐 적응력 문제도 검증이 됐다.
삼성은 이에 앞선 14일 자유계약선수(FA) 오재일을 영입했다. 오재일은 올시즌엔 17홈런에 머물렀지만 파워와 정확도를 모두 갖춘 좌타자다. 여기에 리그 최정상급 1루 수비 능력을 지녔다.
특히 삼성은 오재일과 피렐라를 영입해 약점을 채웠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2020시즌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이 마이너스인 포지션이 1루수와 좌익수였다. 두 포지션을 모두 보강했기 때문에 만족한다"고 했다.
허 감독의 말대로 지난해 삼성은 1루수 때문에 고민했다. 타격이 가장 중요한 포지션이지만 공격력은 리그 최하위권이었다. 이원석이 55경기, 이성규가 42경기, 이성곤이 15경기, 살라디노와 팔카가 각각 12경기, 11경기에 선발출전했지만 붙박이 주전은 없었다. 다린 러프를 그리워한 팬들도 많았다. 하지만 오재일 영입으로 해결됐다.
좌익수도 고민이었다. 시즌 초엔 구자욱이 나섰으나 다시 원래 자리인 우익수로 돌아갔다. 살리디노, 김동엽, 김헌곤, 박찬도 등이 돌아가면서 나왔다. 김동엽의 성적이 제일 좋긴 하지만 수비력이 떨어지는 편이다. 김헌곤은 몸 상태도 좋지 않았고, 타격능력이 하락했다. 허삼영 감독은 "피렐라가 수비가 괜찮은 선수라 좌익수를 맡기려고 한다"고 했다.
전체 라인업도 윤곽이 드러났다. 허삼영 감독은 "박해민과 김상수를 1번감으로 고민하고 있다. 지난해 김상수가 1번에서 좋았다. 칠 때와 기다릴 때를 아는 선수다. 다만 박해민이 1번 타순에서 출루하면 상대에게 더 위협적이다"라고 말했다. 중심타순은 유동적이지만 구자욱(좌), 피렐라(우), 오재일(좌), 김동엽(우) 타순이 유력하다. 지그재그로 배치되면서 파괴력을 배가할 수 있다.
수비력 향상도 기대된다. 좌익수 피렐라-중견수 박해민-우익수 구자욱의 외야, 1루수 오재일-2루수 김상수-유격수 이학주-3루수 이원석(또는 강한울)의 내야 모두 안정감이 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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