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시멘트 재고가 부족해지면서 레미콘 업계와 시멘트 업계의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최근 날씨가 따뜻해지고 건설 성수기에 접어들면서 시멘트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시멘트 재고 부족으로 건설 현장에 물량이 제 때 공급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밀렸던 건설 공사가 올 들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시멘트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시멘트협회가 집계한 지난 24일 기준 전국 시멘트 재고 물량은 51만4000t 정도다. 성수기 시멘트 재고물량은 보통 저장 능력의 60% 정도를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국내 시멘트 저장 능력은 210만t 정도인 만큼 적정 재고량은 126만t 정도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시멘트 업계의 재고 물량은 성수기 재고량의 40%선에 그치고 있다. 성수기 기준 시멘트 1일 출하량은 20만t 가량인데 이는 하루 생산량인 15만t보다 5만t 가량 많은 것이다. 현재 재고량으론 2~3일 정도 버티면 모두 동이 난다는 계산이다. 물량을 고급 받기 어려워진 일부 중소 레미콘 업체들은 시멘트사들을 탓하기도 했다.
레미콘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말 가격인상을 통보한 이후 협상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자 시멘트사들이 물량을 조정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가격을 올려주는 업체에 물량을 우선 공급해주는 것 같다. 공급자 우위의 시장임을 내세워 수요자들을 길들이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매년 비수기에 생산설비를 정비하는데 올해는 친환경 설비 증설 등으로 정비기간이 길어졌고, 물류 상황도 이전보다 열악해졌기 때문"이라면서 "레미콘사들의 주장은 터무니 없는 음모"라고 반박했다.
업계는 시멘트 재고량이 부족해진 배경에 대해 시멘트산업의 특수성과 예년보다 따뜻했던 기후, 친환경에 대한 시대적 요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시멘트는 보관이 어렵기 때문에 비수기 생산량은 성수기 대비 50~60% 수준이어서 다른 제조업에 비해 가동률이 낮아 성수기 직전인 현재의 재고량은 원래 적은 편이다. 그런데 올해는 2월 이후 예상보다 날씨가 따뜻해 일찍 가동한 건설 현장도 많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필수가 되면서 시멘트사들도 친환경 설비 신·증설을 위해 예년보다 정비 기간이 더 길어졌다.
물류상황 악화도 재고 물량이 줄어든 원인 중 하나다. 그동안 시멘트의 주요 물류거점이었던 서울 광운대역이 지난해 말로 폐쇄되면서 철도를 이용한 대량의 물류이동과 적재가 불가능해졌다. 대안인 시멘트 전용 운송 트럭인 BCT트럭 운송업자들도 보다 여건이 나은 컨테이너 트럭이나 시장이 커진 택배운송으로 업종을 바꾸고 있다. 이 때문에 운송 인력도 부족해 물량이 있어도 제때 공급 받기도 어려워진 상황이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수요가 줄어든 마당에 수요가 늘어난다면 환영을 해도 모자란 지경인데 물량 조절은 말이 안된다"면서 "최근 노노갈등과 운송비 인상 등에 시달리고 있는 레미콘 업체들이 울고 싶은데 뺨이라도 때려줬으면 좋겠다는 심정으로 한 말이지 진심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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