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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은 없고 재고는 눈덩이…흔들리는 인삼산업 - 한국농어민신문

[한국농어민신문 안형준 기자] 

충남 부여군 은산면 백제금산인삼농협의 냉장창고에는 홍삼이 보관된 수많은 박스가 층을 이루고 있다.
충남 부여군 은산면 백제금산인삼농협의 냉장창고에는 홍삼이 보관된 수많은 박스가 층을 이루고 있다.

관광버스 끊긴 금산수삼센터
“41년 동안 올해가 최악”
농협창고에는 홍삼 재고 쌓여
‘산업 위기’ 분위기 팽배

지난 7월 26일 충남 금산군에 위치한 금산수삼센터를 찾았을 땐 손님보다 상인들의 수가 더 많았다. 숫자 2와 7이 들어간 날에 장이 서는 까닭에 그 전날에는 수삼을 구매하려는 도매상들로 가득해야 했지만 분위기는 고요했다. 상인들은 묵묵히 판매할 수삼만 다듬을 뿐 별다른 대화를 하지 않았다.

김관엽 금산수삼센터 대표에 따르면 41년 동안 수삼 유통을 업으로 삼아왔지만, 올해만큼 최악의 해는 처음 경험해 본다고 한다. 단순히 장사하는 사람의 단골멘트가 아닌 인삼산업 자체가 위태로울 수 있다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에는 하루에 관광버스 20대가 올 정도로 전국에서 수삼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로 가득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발생하고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방문한 관광버스는 고작 10대 뿐이었고, 7월에는 5대가 전부였다. 

김관엽 대표는 “IMF 때에도 1년이 지나지 않아 인삼 소비가 회복됐지만 코로나19가 발생하고 2년째 계속되니 경기도 회복이 안 될뿐더러 대면판매 비중이 높은 수삼 판매는 사실상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라며 “집단면역이 형성되더라도 경기가 되살아나야 기호식품인 수삼의 구매가 시작될 것이기 때문에 그때까지 어떻게 버텨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충남 금산군에 위치한 금산수삼센터에 인삼을 구매하려는 소비자의 발길이 끊겼다.
충남 금산군에 위치한 금산수삼센터에 인삼을 구매하려는 소비자의 발길이 끊겼다.

계약농가들에게 수매한 수삼을 가공해 다양한 홍삼제품을 생산·판매하는 지역 인삼농협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지난 7월26일 충남 부여군 은산면에 위치한 백제금산인삼농협의 가공공장을 찾았을 땐 냉방기 가동소리만 간헐적으로 들릴 뿐이었다. 직원들의 안내를 받아 홍삼이 보관된 냉장창고로 들어서자 서늘한 온도에서 수많은 박스가 층을 이뤄 보관 중이었다. 각 박스에는 어떤 종류의 홍삼인지 또 몇 년도부터 얼마나 보관 중인지 알아보기 쉽게 표가 붙어 있었다. 2018년산이 주로 많이 보였고, 그 이전부터 보관되고 있는 홍삼도 찾을 수 있었다. 

강상묵 백제금산인삼농협 조합장에 따르면 현재 해당 창고에는 190억원 상당의 홍삼을 보관 중이었다. 평소에는 100억원 가량의 홍삼 재고를 보관하고 있었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 홍삼 재고가 급격하게 증가했고, 현재 평년 대비 2배 가량의 재고가 쌓여 있다는 것이 강상묵 조합장의 설명이다. 그 중에서는 처리에 어려움을 겪는 악성재고의 비중이 30%를 차지해 조합의 고심이 깊어지는 상황이다. 

강상묵 조합장은 “백제금산인삼농협의 홍삼 가공사업 1년 매출액이 100억원에서 150억원 사이인데 매출액의 2배나 되는 홍삼 재고를 보관하고 있다”라며 “많은 양의 재고를 오랜 기간 보관하다보니 냉방비나 보관비용이 과다하게 발생해 재정적으로 힘든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관련기획 7면

안형준 기자 ahnh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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