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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기업에 재고자산은 '딜레마'다. 다량의 재고는 현금을 묶기 때문에 고민스럽고, 소량의 재고는 미래 대응 능력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또 걱정스럽다. 이 딜레마는 최근 더 심해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생산라인은 자주 멈춰서지만 1년 넘게 억눌린 소비 심리는 분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벨은 주요 기업들의 재고자산이 재무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9월 03일 14:0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주성엔지니어링 활동성 지표 개선의 관건은 재고자산회전율이 얼마나 높아지느냐에 달렸다. 재고자산회전율이 높다는 건 재고가 매출로 빠르게 전환됐다는 의미로 실적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작년에는 재고자산회전율이 1.25회(회전일수 292일)까지 낮아져 현금흐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올해 상반기엔 전년보다 재고자산이 늘었지만, 재고자산회전율은 상당히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고 중 재공품(제작 중인 상품) 증가 폭이 크고 원재료 매입액도 크게 늘었는데, 이는 악성재고가 쌓인 것이 아니라 수주받은 물량을 납품하기 위해 재고를 확보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3일 주성엔지니어링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재고자산은 663억원으로 전년 말(555억원)보다 19%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재고자산은 465억원이었다. 세부적으로 보면 재공품 비중이 전체 재고의 72%로 압도적이다. 재공품의 장부가액은 전년 말 대비 28%가량 증가한 547억원이다. 고객사로부터 수주를 받아 원재료를 구입한 뒤 상품 제작에 들어가면 재고자산 항목에 재공품으로 잡힌다.
반도체 장비 원재료인 알루미늄 가공물 등 가공품 매입액도 상반기 347억원으로 전년 말(155억원)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지난 10년 간 매출이 2727억원으로 최고 수준을 찍었던 2017년 2분기 말 기준 가공품 매입액이 364억원이었다. 지난해 말부터 글로벌 반도체 산업이 호황기로 접어들면서 주성엔지니어링에도 반도체 장비 주문이 몰렸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미리 재고를 확보한 것이다.

주성엔지니어링 측은 "재공품이 계속 올라가더라도 재고자산회전율이 정체돼 있으면 안 팔리는 악성재고가 맞다"면서 "하지만 가공품 매입과 재공품이 단기간 급증한 것은 납품을 대기 중인 상품이 많다는 걸 나타낸다"고 말했다. 이어 "리드타임(주문부터 납품까지 소요 시간)을 감안하면 올해 연간 재고자산회전율은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 2분기 말 재고자산회전율은 연환산 매출원가(상반기 매출원가 X2)로 계산하면 2.6회로 이미 전년 말보다 개선된 상태다. 재고자산회전일수는 140일이다. 하지만 상반기만 놓고 보면 재고자산회전율은 1.31회(회전일수 278일)로 여전히 낮다. 1년 365일에서 이 재고자산회전율을 나눈 것이 재고자산회전일수로, 회전율과 반대로 일수는 낮을수록 긍정적이다. 판매되지 않고 재고로 머물러 있는 기간이 그만큼 짧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반도체 호황기였던 2017~2019년 재고자산회전일수는 최대 167일이었지만 작년에는 292일로 크게 늘어났다. 지난해에는 수주 감소로 재고자산회전율의 분자가 되는 매출원가가 전년 대비 54%가량 줄고 재고자산이 늘면서 재고자산회전율이 눈에 띄게 둔화됐다.
다만 재고자산회전일수가 278일이라고 하더라도 연말엔 회전율이 상당히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장비의 경우 리드타임이 3~4개월, 디스플레이 장비의 경우 7~8개월이다. 지난해 말 또는 올해 상반기 생산에 착수했더라도 제품이 고객사에 출고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데, 하반기엔 상반기에 쌓인 재고 중 일부가 매출로 전환될 전망이다.
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매출채권회전일수가 지난 3년 평균 33일로 상당히 짧다. 하반기부터는 재고가 매출로 전환되면서 재고자산회전율이 개선될 경우 재고자산→매출→현금으로 이어지는 데 걸리는 시간인 영업순환주기가 크게 단축될 것으로 보인다. 3년간 200일 내로 관리되던 영업순환주기는 지난해 300일을 넘겼지만 올해는 연간으로는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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