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오늘부터 인하…기존재고·국제유가가 '국민체감' 변수 - 뉴스1

11일 서울 시내 주유소에서 차량 주유구에 휘발유가 주입되고 있다. 정부는 12일부터 내년 4월말까지 약 6개월간 유류세를 역대 최대폭인 20%를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2021.11.11/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유류세를 역대 최고 수준인 20% 인하하기로 한 조치가 12일부터 시행된다. 다만 국민들이 실제로 효과를 체감하는 데는 주유소들의 기존 재고 소진 시점과 국제 유가 흐름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정부에 따르면 이날부터 휘발유에 부과되는 유류세가 리터당 164원, 경유는 116원, LPG부탄은 40원 인하된다. 전날 오후 4시 기준 리터당 1810.15원(전국 평균)이었던 휘발유 가격은1646.15원이 된다.

정유사 직영주유소와 알뜰 주유소는 이날 바로 유류세 인하분을 가격에 반영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일반 주유소 판매 가격은 개별 주유소가 정하는 만큼 유류세 인하 효과가 이날 바로 나타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유사 직영 주유소와 알뜰 주유소는 전체 주유소의 19.2%에 불과하다.

유류세는 석유제품이 정유공장에서 출고되는 시점에 부과되는 만큼 주유소 저장시설에 보관된 기존 휘발유 가격에는 인하 이전 세금이 포함돼 있다. 일반 주유소 입장에선 유류세가 인하됐더라도 이전에 세금을 다 내고 매입한 저장분에 유류세 인하분을 그대로 반영해 판매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국주유소협회는 지난 10일 유류세 인하 방침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도 "유류세 인하 전 정유사로부터 공급받은 재고 물량이 소진되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시행 첫날부터 즉시 인하는 힘든 상황"이라고 양해를 구했다.

실제 지난 2018년 유류세를 15% 인하했을 당시 정부가 예상했던 123원의 인하 효과가 나타나는 데 10일이 걸렸다. 그해 11월5일 리터당 1690.3원이었던 휘발유 가격은 유류세 인하 조치가 시작된 6일 약 35원 떨어진 1665.5원에 그쳤다. 같은달 15일에 돼서야 유류세 인하 전 가격보다 123원 이상 떨어진 가격에 도달했다.

이에 정유업계에선 당분간 인하 폭은 하루 20~30원 정도일 것으로 예상한다. 정부가 밝힌 리터당 164원의 인하 효과를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시기는 약 2주 후인 이달 말은 돼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이번 유류세 인하의 경우 2018년보다 주유소들이 재고량을 조절할 시간이 길게 주어졌던 만큼 판매 가격에 대한 반영이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이번 유류세 인하는 지난달 26일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당정협의에서 결정됐는데, 이보다 앞선 20일 국정감사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유류세 인하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2018년 당시보다 유류세 인하 방침이 일주일 더 빨리 알려졌다"며 "유류세를 인하한다고 하면 개별 주유소에선 저장고를 채우지 않기 때문에 2018년보다 재고량이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유소업계 관계자도 "유류세 인하 시기에 맞춰 재고 관리를 해왔기 때문에 최대한 빠르게 유류세 인하분을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며 "주유소도 재고량을 맞춰 빠른 시기에 판매 가격을 인하해야 소비자들이 찾아올 수 있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유류세 인하와 함께 국제 유가도 함께 하락한 2018년과 달리 국제 유가가 배럴당 80달러대로 고공행진하고 있는 점은 판매 가격 인하를 더디게 할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2018년 인하 조치 당일인 11월6일 국제 유가(두바이유 기준)는 배럴당 71.54달러였다가 15일엔 65.39달러로 떨어졌고, 30일엔 59.02달러까지 하락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제 유가는 횡보하거나 올라갈 수 있는 상황인 만큼 2018년보다 판매가격 반영에 더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인하 폭이 적을 수 있다"고 말했다.

kukoo@news1.kr

Adblock test (Why?)

기사 및 더 읽기 ( 유류세 오늘부터 인하…기존재고·국제유가가 '국민체감' 변수 - 뉴스1 )
https://ift.tt/30nQqA7
재고

Bagikan Berita I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