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역 작업으로 분주한 미 캘리포니아주 롱비치항코트라는 17일 미국 현지 한인 물류전문가 2명을 초청해 '미 서부 항만 물류적체 전망 및 대응 방안' 웨비나를 개최했다.
코트라에 따르면 미국으로 들어오는 컨테이너의 40%를 처리하는 미국 최대 항구인 로스앤젤레스(LA) 롱비치항에는 현재 100여척의 선박이 입항하지 못하고 앞바다에 대기 중이다.
이로 인해 입항 대기시간은 지난 8월 중순 약 6일에서 최근 13일까지 늘어났고, 한 달 넘게 대기하는 선박들도 목격되고 있다.
항구에서 화물처리가 지연되면서 터미널에 컨테이너도 쌓여가는 실정이다.
김호석 부산항만공사 미주 대표는 "LA항과 롱비치항을 방문했을 때 육안으로도 심각한 상황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통상 3∼4단 정도로 쌓여있던 컨테이너들이 지금은 5∼6단으로 쌓여있고, 컨테이너 야드도 가득 차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항만의 물류 적체가 심각한 것은 미국의 경기가 회복되며 물동량이 급증하고 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항만 인력과 장비가 부족해지면서 화물처리 능력이 물동량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적체 현상이 단기간 내에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노상일 미주 한인물류협회(KALA) 부회장은 "서부 항만노조의 계약이 만료되는 내년 6월까지는 적체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며 "재계약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면 2023년 상반기가 지나야 적체 현상이 풀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호석 대표도 "최근 미국의 수입 물동량 증가는 코로나19 회복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보다는 온라인 쇼핑 확대 등과 같은 새로운 소비 추세의 영향이 크기 때문에 화물적체 현상이 쉽게 해소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롱비치항보다 적체가 심하지 않은 오클랜드항이나 시애틀항 또는 동부 항만을 이용하거나 물류대란 장기화에 대비해 재고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라고 조언했다.
김 대표는 "오클랜드항의 물동량이 3개월째 감소하고 있어 평소보다 여유가 있다"며 "부산항에서 오클랜드항을 오가는 화물선이 주 9회 운항하고 있으므로 충분히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 부회장은 "미국 내 물류창고를 활용해 재고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고 미국으로의 생산기지 이전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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