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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션 빠진 벤츠의 굴욕…수입차 판 뒤집은 재고대란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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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자동차 업계 화두로 '재고 관리'가 떠올랐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완성차 업체가 부품 재고가 없어서 차량을 못 파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재고를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따라 완성차 업체의 실적이 갈릴 전망이다. 완성차 업체들도 고육지책으로 일부 편의사항을 빼고 차량을 출고하는 등 고군분투하고 있다.

14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월 수입차 브랜드와 전기차 등록대수(판매) 순위가 뒤바뀌는 상황이 벌어졌다. 지난해 1등을 달리던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달 3410대를 판매했는데, 이는 전달보다 49.5% 줄어든 숫자다. 반면 2위였던 BMW는 전달보다 31.1% 증가한 5550대를 판매했다.

전기차 시장에서도 역전 상황이 벌어졌다. 지난해 1만7828대를 판매하며 전기차 판매량 1등을 달리던 테슬라는 지난달 판매량이 1대로 고꾸라졌다. 테슬라 판매량은 지난해 9~10월부터 주춤하다가 지난해 12월 판매량이 10대로 줄었다. 같은 달 테슬라는 물량 부족으로 사실상 모델 S와 X의 국내 신규 주문 접수를 중단하기도 했다.


테슬라의 부진으로 현대차그룹이 지난달 판매량 1, 2위를 달성했다. 지난달 현대차 아이오닉5가 289대, 기아 EV6가 234대 팔렸다. 제네시스 GV60(213대), G80(190대)이 그 뒤를 이었다. 138대 판매된 포르쉐 타이칸은 수입 전기차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자동차 업계는 이같이 판도가 변화한 이유를 재고 관리에서 찾는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반도체 수급난이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차량을 구입하겠다는 주문만 계속 쌓이는 상황이다. 결국 반도체를 최대한 많이 확보하는 것이 판매를 늘리는 비결이다. 한 완성차 업체의 1차 협력 업체 임원은 "매일 아침 반도체 등 부품 수급 현황을 파악하는 회의를 하고 가격이 비싸더라도 미리 주문해 물량을 쌓아둔다"며 "부족한 부품이 있으면 대체품을 빠르게 찾으려고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지난해 미국에서 도요타가 제너럴모터스(GM)를 제치고 90년 만에 판매량 1위를 기록한 것도 도요타의 재고 관리에서 비결을 찾는다. 도요타는 핵심 부품에 대해 최소 2~6개월 생산량을 확보한다. 국내에서도 혼다와 도요타는 재고를 확보해둬 길어도 한 달 안에 출고가 가능하다. 한 수입차 브랜드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품귀난이 이어지면서 본사에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신차 출고를 앞당기기 위해 완성체 업체들은 일부 차량에서 편의사항을 뺀 '마이너스 옵션'으로 출고하고 있다. 벤츠는 일부 차량에 전동 시트 메모리 기능과 스마트폰 무선 충전 기능 등을 뺐다. BMW 3·4·5시리즈에선 중앙스크린 터치 기능이 빠졌다. BMW X5는 하만카돈 스피커와 통풍 시트, 냉온컵 홀더, 스마트폰 무선 충전 등 다수 편의사항이 빠지기도 했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국내로 들어오는 시기에 따라 옵션이 달라진다"며 "그 대신 다른 옵션을 추가하거나 가격을 할인해준다"고 설명했다.

한국GM은 최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쉐보레 타호에서 전후방 주차 보조와 후방 자동 제동시스템 등 옵션을 뺐다. 앞서 지난해 말 출시된 트래버스에서도 2열 열선 시트가 빠졌다. 테슬라는 USB 포트 등 일부 옵션을 빼고 출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 불만도 커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최소 수천만 원 하는 차를 옵션을 빼고 사야 하냐"는 자동차 구매자들의 글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국내에 차량이 들어오는 시기에 따라 옵션에 차이가 나는 등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는 점도 불만 요소다.

[이새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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