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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재고 바닥"…러시아發 유연탄 폭등에 시멘트 공장 '스톱' 위기 - 머니투데이

"곧 재고 바닥"…러시아發 유연탄 폭등에 시멘트 공장 '스톱' 위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영향으로 유연탄(고효율 석탄) 가격이 치솟으면서 국내 시멘트 제조 기업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러시아는 시멘트업계 유연탄 수입 의존도가 전체 75%에 달해 타격이 불가피하다. 특히 러시아산 원자재 공급차질이 예상되면서 호주 등 다른 원산지의 유연탄 가격도 급등해 대안을 마련하기 쉽지 않다. 최악의 경우 시멘트 감산에 따른 공급대란도 야기될 수 있다.

7일 시멘트 업계에 따르면 러시아산 유연탄 가격이 폭등하면서 원재료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유연탄은 시멘트 원가에서 20~30%를 차지한다. 석회석과 함께 핵심 원자재다. 주요 시멘트 제조사가 폐기물을 활용한 순환자원 설비를 도입했지만 여전히 전체 70~80%는 유연탄을 활용한다.유연탄은 시멘트 소성(광물화) 고온을 내는 데 쓰이며, 전량 수입한다.

시멘트 제조사들은 주요업체가 몰려있는 강원 동해안과 물리적 거리가 가깝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러시아산을 주로 쓴다. 한국시멘트협회(이하 시멘트협회)가 주요 업체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해 수입한 유연탄 364만톤(t) 중 75%인 272만톤이 러시아산이다. 나머지 92만톤은 호주산이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러시아 등 동북아시아 유연탄(CFR 동북아 5750㎉/㎏ NAR) 가격은 지난 4일 기준 1톤당 232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 83달러보다 180% 올랐다. 대체재인 호주산 유연탄(FOB Australia Premium Low Vol)은 1톤당 490달러로 전년동기 116달러 대비 4배 가량 올라 상승폭이 더 컸다.

쌍용C&E 강원 동해공장 전경. /사진=한국시멘트협회
쌍용C&E 강원 동해공장 전경. /사진=한국시멘트협회
유연탄 비축량도 한 달분 정도 밖에 없다.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유연탄 비축량은 업체별로 차이가 있지만 대체적으로 전년 대비 생산량을 고려할 경우 다음달이면 바닥이 난다. 지난해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유연탄 계약구조가 6개월~1년 단위에서 현물단위로 변경되면서 비축량이 더 줄었다. 협회 관계자는 "유연탄을 비싸게 사려고 해도 살 수 없다"고 말했다.

주요 시멘트 업체가 가격을 올렸지만 유연탄 가격의 상승속도를 따라잡지 못한다. 시멘트 가격은 지난해와 올해 2차례에 걸쳐 24% 인상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쌍용C&E와 삼표시멘트, 한일현대시멘트 등 주요업체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뒷걸음질쳤다. 시멘트 가격을 추가로 상향하려는 움직임도 가시화될 수 밖에 없다.

현재와 같은 상태가 장기화되면 감산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유연탄을 사용하는 공장가동을 줄이거나 멈추고, 순환자원으로 작동하는 생산량만 공급해야 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는 전체 생산량의 20~30%에 불과하며 이로 인해 건설현장도 타격을 받게 된다. 유연탄 비축량이 소진되는 다음달까지 방안을 찾지 못하면 공급대란은 피할 수 없는 실정이다.

시멘트 업계는 유연탄 수입 다각화와 생산량 조절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결국 정부에 손을 내밀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유연탄 구매시 세제 지원 등 정부가 조치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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