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 기로에 놓인 유업체들은 돌파구 마련에 분주하다. 시장 점유율이 높은 서울우유와 남양유업은 급식우유 대신 멸균제품, 가공제품 등의 생산 비중을 늘려 악화된 손익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전략이다. 상대적으로 단체급식 비중이 낮은 매일유업은 재고 물량으로 일반 우유를 만들어 대형 할인점 등에 납품할 방침이다.
관광객 감소로 위기를 맞은 공항 면세점도 속이 타긴 마찬가지다. 면세업계는 연초 대비 업황이 조금도 나아지지 않은 만큼 하반기에도 정부가 추가 지원안을 마련해줘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공항공사 측에서는 아직까지 아무런 대책을 내놓고 있지 않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학교 급식용 우유의 50%가량을 책임지고 있는 서울우유 공장은 최근 들어 흰 우유가 아닌 멸균 제품을 생산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여름방학이 끝나갈 무렵 코로나19가 다시 빠르게 번지면서 수도권 소재 유치원 및 학교 7800여곳이 등교 일정을 늦췄기 때문이다. 남는 원유를 버리지 않고 어떻게든 활용하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멸균 우유를 밀고 있는 셈이다. 일반 흰 우유의 경우 유통기한이 2주인데 반해 멸균우유는 약 4개월로 8배나 길어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다. 다만 포장 단가와 가공처리 비용이 일반 제품보다 비싸 수익성은 좋지 않다.
서울우유 전체 매출에서 흰 우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70%로 절대적이다. 단체급식용 우유는 이 중 약 10%에 해당한다. 올 들어 지난 4월까지 급식우유 사업에서 매출이 전혀 발생하지 않은 탓에 상반기에만 200억~300억원의 손해를 입었다. 서울우유는 감소한 영업이익을 상쇄하기 위해 멸균 제품뿐 아니라 가공우유, 컵커피 등으로도 제품군을 다각화할 방침이다. 이달 출시된 100% 국산 원유로 만든 `홈타입 아이스크림`이 대표적이다. 서울우유가 아이스크림을 내놓은 건 1970년대 이후 40여년 만이다. 지난 5월 선보인 `강릉커피`와 간편 대용식으로 떠오르고 있는 `흑임자 우유·귀리 우유`도 판로를 넓혀 효자품목으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이다.
급식우유 시장 점유율 2위(약 30%)인 남양유업도 올 상반기 32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등교 일정이 장기간 미뤄질 가능성도 제기되는 만큼 원유 가운데 일부는 멸균 공정, 나머지는 탈지 공정으로 처리해 잉여물량을 소화할 예정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급식우유 매출이 월평균 50억원 정도인데 판매창구가 막히면서 실적에 타격을 입었다"며 "`원유 쿼터제`로 시장 상황에 관계없이 낙농가로부터 일정 가격에 의무적으로 원유를 사와야 하기 때문에 남아도는 물량도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업계 수요 자체가 제한적이라는 점을 감안해 멸균 우유보단 분유 등 탈지제품 생산에 초점을 맞춰 수익성을 제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5%대 점유율로 비교적 타격이 적은 매일유업은 상온보관 멸균 우유 등을 생산해 제품 손익을 메울 방침이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소비가 위축되면서 우유시장의 수익성이 좋지 않지만 그럼에도 물량을 소진해야 하기에 할인 판매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19로 매출이 급감한 공항 상업시설 임대료 시한이 이달 말로 다가오면서 유통업계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지난 6월 국토교통부와 두 공항공사는 대·중견기업은 임대료 50%, 중소·소상공인은 75%를 감면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지원안을 발표한 바 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나아지지 않아 매출은 그대로인데, 추가 지원안이나 연장 여부에 대한 이야기가 들리지 않아 속이 탄다"고 말했다.
[심희진 기자 /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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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26, 2020 at 03:37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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