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배송해주고…재고는 판매자에 `퉁` - 매일경제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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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통메기` 쿠팡의명암 (下) ◆

쿠팡이 마켓플레이스 사업 확대를 위해 최근 출범한 로켓제휴 서비스는 불합리한 반품 규정 때문에 셀러에 대한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로켓제휴는 그동안 쿠팡이 자사가 직매입한 물건만 새벽 혹은 당일에 배송해주는 `로켓배송`과 이를 위한 상품 보관, 관리과정 일체를 마켓플레이스 입점 셀러에게도 추가 수수료를 받고 제공하는 서비스다. 셀러가 쿠팡 로켓배송 물류센터에 상품을 입고하면, 쿠팡이 이를 매입해 배송하는 방식이다. 쿠팡 로켓배송은 현행법상 쿠팡이 직접 사들인 `직매입` 물량에 한해서만 가능한 만큼 셀러 상품도 쿠팡이 소유하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미국 아마존처럼 자사 물류 인프라스트럭처를 이용한 배송 서비스를 제3자에게도 제공하는 물류 사업을 펼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았다. 로켓제휴는 이 같은 `풀필먼트` 서비스 초기 단계로 해석되기도 했다. 유통업 외에도 쿠팡이 추가 수입원을 확보할 수 있는 사업모델이라 증권가에서는 로켓제휴 서비스와 오픈마켓 사업이 쿠팡의 재무적 부담을 개선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점쳤다.

문제는 로켓제휴로 배송되는 셀러 상품이 다 팔리지 않고 재고로 남으면 이는 고스란히 셀러 책임으로 돌아간다는 점이다. 쿠팡 측은 "(로켓제휴 제품은) 매입한 이후 판매 기간이 정해져 있어 그 기간에 판매를 진행하고 해당 기간이 지나면 셀러가 되가져가는 것이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유통업계에서는 "직매입한 물건의 재고를 떠넘기는 것은 `갑질`의 일종"이라고 지적한다.

유통업체가 협력사에 재고를 반품하는 행위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규제하는 대표적인 시장 교란 행위다. 공정위가 2018년 제정한 `대규모유통업자의 반품 행위에 대한 위법성 심사 지침`에 따르면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대형 유통업체가 이미 납품받은 상품에 대해서는 극히 일부라도 정당한 이유가 없으면 반품이 금지된다.

로켓제휴를 통해 쿠팡이 현행법상 불가능한 `유상운송(다른 업체 상품을 일정 대가를 받고 배송해주는 것)` 사업에 진출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마켓플레이스에 입점한 셀러가 로켓제휴 서비스를 받으려면 수수료 약 30%를 물어야 하는데, 이는 단순히 입점만 했을 때 수수료인 5~10%보다 상당히 높다. 업계에서는 로켓제휴 서비스 핵심이 로켓배송인 만큼 로켓제휴 가입 시 추가로 받는 수수료는 결국 배송비로 봐야 하고, 이 경우 쿠팡은 허가받지 않고 택배사업을 하는 셈이라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쿠팡 측은 "로켓제휴 상품은 소유권이 쿠팡에 있는 쿠팡 상품으로 물류비용은 쿠팡이 직접 부담한다"고 주장했다.

■ 용어 설명>

▷로켓제휴서비스 : 쿠팡이 수수료를 받고 입점 셀러의 상품을 매입해 로켓배송해주는 서비스. 재고 부담이 셀러에게 되돌아가 공정거래법 위반 논란이 일고 있으며 영업용 번호판 없는 사업자가 배송비를 받는 `유상운송행위`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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