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연기됐던 2020 케이비오(KBO)리그가 무관중으로 개막한 5월5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 모습.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정복되지 않는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지구촌은 ‘코로나 블루’에 빠졌지만, 스포츠는 계속됐다. 관중의 함성이 사라진 자리는 선수들의 땀방울이 메웠다. 바이러스도 스포츠를 막을 순 없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는 팀당 60경기로 축소 운영됐지만, 월드시리즈 우승팀까지 가렸다. 케이비오(KBO)리그는 144경기 전 경기를 무사히 치렀다. 유럽의 축구리그들도 무관중으로 경기를 이어갔다. 경기장에 직접 가지 못하는 팬들은 ‘랜선 응원’이란 새로운 응원 문화를 만들어 냈다. 연말을 맞아 국내외 ‘2020 스포츠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한 해 동안 일어난 스포츠 이슈들을 추려 한눈에 보기 편하도록 정리했다. 바이러스의 도전이라는 중대한 기로에 선 인류지만, 새해에도 스포츠는 계속 된다. 더 스포츠 머스트 고 온!(The sports must go on!)〈편집자 주〉
① 2020 도쿄올림픽 초유의 연기 전대미문의 바이러스는 전 세계 모든 스포츠를 멈추게 했다. 올림픽도 예외는 아니었다. 2020 도쿄올림픽은 애초 7월24일부터 8월9일까지 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전 세계 확산으로 연기가 결정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일본은 한때 강행 의지도 보였으나 여론이 안 좋아지자
결국 3월25일 결단을 내렸다. 여름올림픽의 경우 1 2차 세계대전으로 3차례(1916년 베를린, 1940년 도쿄, 1944년 런던) 열리지 않은 적이 있지만 감염병으로 연기된 것은 124년 만에 처음. 올림픽 연기 결정으로 4년 주기 짝수 해에 열리던 올림픽 전통도 깨졌다. 현재
도쿄올림픽은 2021년 7월23일 개막해 8월8일 폐막하는 일정으로 있다. 패럴림픽은 2021년 8월24일 개막. 2021년 열리지만 대회 명칭은 ‘2020 도쿄올림픽’으로 유지된다. 일본은 현재 관중을 채우고 모의 경기를 펼치는 등의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개·폐막식 이벤트는 축소될 전망이다.
② 최숙현 큰 과제 남기고 떠나다 “신발로 뺨 때리고 자기가 때린 거 아니라고 합니다. 체급 종목이 아님에도 백 그램 때문에 빵을 많이 사 와서 먹고 토하게 반복했습니다. 살려달라고 빌어서 그만하는 지경이었습니다. 방법을 주세요. 제발….” 지난해
고 최숙현 선수가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의 선배와 지도자로부터 받은 고통을 호소하며 구원을 요청하기 위해 온라인 포털에 올린 글이다. 얼마나 고통스러웠으면, 얼마나 고립무원을 느꼈으면 그랬을까. 하지만 아무도 그를 위해 손을 내밀지 않았다. 올해 지방 체육회, 경찰, 검찰, 대한체육회 등을 수소문했지만, 오히려 압박감을 더 크게 느끼면서 결국 6월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갔다. 아버지 최영희씨는 “(최)숙현이가 하고 싶은 얘기는 명확하다. 모든 선수가 어떤 폭력에도 시달리지 않고, 열심히 하면 그만큼 보상받는 환경에서 훈련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수영과 마라톤, 사이클로 단련된 ‘철인’ 최숙현을 누가 죽였는가. 최숙현은 한국사회를 향해 엄중하게 질문하고 있다
③ 손흥민, EPL 아시아 선수 최다골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손흥민(28·토트넘 홋스퍼)의 질주는 멈추지 않았다. 진정한 ‘월드 클래스’로 올라선 한해였다. 이번 시즌 14경기에 출전해 11골 4도움을 올린 손흥민은 토트넘 입단 뒤 250경기서 99골 54도움을 기록 중이다. 24일 스토크시티와의 카라바오컵 8강전서 넣은 골이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아 취소됐지만, 100호 골이 눈앞이다. 상복도 많다. 지난 시즌 70m를 단독 드리블해 수비수 6명을 따돌리고 성공시킨 ‘번리전 원더골’은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주는 ‘최고의 골’인
푸슈카시상을 받았다. 아시아 선수로는 두 번째다. 22일에는 스카이스포츠가 뽑는 ‘2020 EPL 올해의 팀’에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정됐다. 또, 한국갤럽이 발표하는 ‘한국을 빛낸 올해의 스포츠 선수’에 4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는 손흥민의 경제적 효과를 1조9885억원으로 추산했다.
LPGA ‘올해의 선수’로 뽑힌 김세영(27). 벨에어/AP 연합뉴스
LPGA 투어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고진영. 세마 스포츠마케팅 제공.
④ 굳건한 LPGA 한국 군단 코로나19에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한국 선수들은 빛났다. 예정된 33개 대회에서 18개만 치러졌지만 한국 선수들은 올해 7승을 합작해냈다. 2015년부터 6년 연속 시즌 최다승 1위 국가를 이어가고 있다.
김세영(27)은 10월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서 데뷔 첫 ‘메이저 퀸’으로 올라서는 등 시즌 2승으로 ‘올해의 선수’도 거머쥐었다. 세계 1위 고진영(25)은 시즌 마지막 대회에서 우승, 4경기 출전만으로 상금왕(166만7925달러)이 됐다.
이미림(30)은 역전극으로 메이저대회인 ANA 인스피레이션 대회 왕좌에 올랐고 김아림(25)은 비회원으로 출전한 유에스(US)여자오픈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메이저 4개 대회 중 3개 대회가 한국 선수 차지였다. 한편 미국남자프로골프(PGA) 투어에서는 임성재(22)가 투어 첫 우승과 아시아 국적 선수 최초로 마스터스 준우승의 쾌거를 이뤘다.
⑤ 축소 운영 MLB를 호령한 류현진, 김광현 코로나19 사태로 팀당 60경기만 치르며 파행 운영된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2020시즌에서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과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활약은 빛났다. 류현진은 12경기에 선발 출전, 5승2패(다승 3위) 평균자책점 2.69(2위), 탈삼진 72개(2위)를 기록하며 명실상부 토론토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시즌 종료 뒤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에서도 3위에 오르고, 아시아 선수 최초로 최고의 활약을 보인 좌완 투수에게 주는
‘워런 스판상’을 수상하는 영예도 누렸다. 올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김광현도 3승(0패), 평균자책점 1.62라는 깜짝 성적을 기록하며
신인상 후보로 거론될 정도의 인상적 활약을 펼쳤다. 특히 리그 중반까지 0점대 방어율을 이어가면서 현지 야구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탬파베이 레이스의 최지만은 한국 야수 최초 월드시리즈 출전이란 기록을 남기며 한국 야구 역사에 이름을 올렸다.
〈한겨레〉 스포츠팀
0 Response to "2020년 당신의 가슴을 뛰게 했던 스포츠 10대 뉴스(상) - 한겨레"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