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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안쓴 재고상품 ‘가치의 재발견’ - 헤럴드경제 뉴스 - 헤럴드경제

재고몰 ‘리씽크’ 김중우 대표
기업의 골칫거리 악성 재고상품
소비자에 최대 90% 싸게 팔아
코로나로 면세상품 대거 들어와
제품군 다양·해외판로도 개척
설립 2년4개월만에 고속성장
올해 예상 누적매출 660억원
김중우 리씽크 대표가 서울 여의도에 있는 사무실에서 자사 재고상품 처리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리씽크 제공]

자정이 넘어 폐기되는 편의점 도시락이나, 몇 단계의 아웃렛을 전전하다 결국 소각되는 옷이 진작 이 남자를 만났다면 ‘운명’이 바뀌었을지 모른다.

김중우 리씽크 대표는 기업들의 골칫거리인 악성 재고상품을 소비자에게 판다. 누구나 말끔한 최신상품을 탐내기 마련인데, 그는 굳이 팔리지 않아 창고에 쌓여 있는 재고에 눈독을 들였다. 재고라고 해서 규모가 영세한 틈새시장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본지와 만난 김 대표는 “어찌보면 중고품보다 싼 새 상품을 소비자에게 공급한다”며 “누적매출이 지난 4월까지 200억원이 넘었다. 올해 예상 누적매출은 660억원 정도”라고 전했다.

2019년 1월 설립된 재고전문몰 리씽크가 2년 4개월여만에 고속성장을 하는 데에는 가성비에 눈 뜬 소비자들의 인식 전환과 더불어 코로나19의 여파가 있다. 김 대표는 “코로나19로 실속 있는 소비를 중시하는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한 번이라도 썼던 물건을 거래하는 중고시장이 커지고 있다. 반면, 재고상품은 중고에 비하면 한 번도 안 쓴 새 상품이다. 그러나 주인을 만나지 못하면 버려질 수 있는 물건”이라며 “재고의 이런 가치를 재발견해 수요자를 찾아주고 있다. 소비자들이 이에 호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대표의 말마따나 ‘가치의 재발견’일 수밖에 없다. 리씽크몰에서는 제품을 정상가의 최대 90%까지 싸게 팔기 때문. 유통기한이 2~3개월 남은 화장품은 단돈 1000원, 캔커피 30캔이 1만원, 과자 1상자는 9900원이다. 신선배송 전문몰에서 3만8000원인 브라운치즈는 1만8000원에 판다.

기업들은 골머리를 앓던 오래된 재고제품을 리씽크가 해결해주니 반갑기 그지 없다. ‘중고나라’ 창립멤버였던 김 대표는 “중고상품 확보를 위해 기업을 만났을 때는 ‘을’이었다. 중고상품에 남아 있을 수 있는 기업정보 등에 민감해 했다. 그런데 재고제품 거래는 기업에서 먼저 연락이 올 정도로 적극적”이라며 “중고상품 플랫폼을 할 때보다 마음고생이 한결 덜하다”고 귀띔했다.

리씽크가 취급하는 재고는 사용한 적이 없는 ▷새상품 재고 ▷AS를 받은 리퍼재고 ▷고객의 변심으로 반납된 반품재고 ▷서비스재고 등. 제품 라인별로 따지면 3000여종이 넘는다. 특히, 지난해는 코로나19로 해외 여행길이 닫히면서 면세품과 서비스 재고가 대거 들어왔다. 국내부터 홍콩, 중국, 태국 등에 이르기까지 면세품 재고를 팔아달라는 요청이 쇄도해 화장품이나 향수, 인기 완구인 레고 등 제품군이 다양해졌다.

김 대표는 “면세점 재고를 판매하면서 자연스럽게 면세점에 납품했던 벤더사까지 리씽크의 관계사가 됐다. 카테고리가 더 풍부해졌고, 코로나 이후를 대비해 해외판로도 개척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호텔, 공연, 전망대, 아쿠아리움 등 코로나19로 몸살을 앓는 분야와는 서비스재고를 소진하는 것으로 계약을 이어가고 있다. 호텔 공실 1~2주일분이나 마감이 임박한 공연티켓 등을 미리 받아 리씽크에서 저렴하게 판매하는 식이다.

리씽크몰을 이용하려면 회원으로 가입하거나 구독을 해야 한다. 구독, 회원가입을 하면 소비자의 관심사나 구매현황을 인공지능(AI)이 분석, 회원이 구매할만한 상품을 푸시알림으로 전달한다. 이같은 고객 유인방법은 특허 출원돼 있다. 김 대표는 “리씽크의 가격이 인터넷에 그대로 노출되면 관계사나 그 대리점의 가격정책에 피해를 줄 수 있다. 앞으로도 회원, 구독자들에게 암호화된 링크를 통해서만 접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굳이 ‘손품’을 팔며 찾아 들어와야만 하는 쇼핑몰인 셈이다. 그래도 한 번 접하면 90% 싼 값이란 매력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 리씽크 홈페이지 재방문율은 37%, 재구매율은 13%다.

도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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