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력상품인 DRAM(디램)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만의 반도체 관련 시장조사회사 트랜드포스는 반도체 시장전망 보고서를 통해 4분기 디램 가격은 고객사의 재고수준 증가로 인해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면서 3분기 대비 3~8%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23일 밝혔다.
이는 3분기 생산량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공급업체는 일반적으로 양호한 재고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최종 제품 시장의 고객 대부분도 정상수준보다 많은 재고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4분기 디램 ASP(평균판매단가)가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구체적으로 현재도 공급과잉 상태인 디램 제품의 가격이 3분기 대비 5% 이상 하락하면서 4분기 전체 ASP는 3~8%가량 하락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제품별 가격 전망을 보면 먼저 PC용 디램의 경우 높은 수요를 만들었던 유럽과 미국의 백신 접종 증가로 코로나 상황이 호전되면서 재택 및 원격학습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3분기 대비 5~10%의 큰 폭의 하락이 예상된다.
특히 크롬 북에 대한 수요가 크게 악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글로벌 생산량도 줄어들고 이는 PC용 디램의 공급이 더 이상 부족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제조업체의 생산비중이 높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현재 PC용 디램 모듈의 현물가격은 3분기 계약가격보다 훨씬 낮고 고정거래선 공급가격도 5~10% 하락할 수 있다는 점과 추가하락이 예상되는 점 등을 감안하면 4분기 이 부문의 수익률은 저조할 것으로 분석했다.
그동안 견조한 수요와 높은 수익이 유지되었던 서버용 디램도 클라이언트 재고 증가로 인해 올해 분기 중 처음으로 전 분기에 비해 가격이 하락하는 분기로 기록된 전망이다.
북미와 중국의 CSP(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들은 부품 부족으로 인한 서버출하 중단을 피하기 위해 지난 1분기와 2분기 대량으로 서버용 디램 재고를 축적한 결과 현재 8주분 이상, 심한 경우 10주 분량의 재고를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3분기 서버용 디램 가격 협상은 가격 하락을 예상한 수요업체들과의 줄다리기가 진행되면서 8월초까지 이어졌고 이로 인해 2분기 대비 5~10% 상승했지만 4분기에는 올해 처음으로 0~5%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모바일용 디램은 연말이 다가오면서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3분기 수준에서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크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코로나 상황이 완전히 진정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스마트폰 수요도 줄어들겠지만 부품공급 역시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픽용 디램 가격의 경우도 공급과잉을 피하기 어려워 3분기보다 0~5%가량 내려갈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산 그래픽 카드 및 노트북 그래픽 카드에 대한 시장 수요는 상업용 노트북의 안정인 시장과 가상화폐 가격의 상승 등 호재가 여전한 때문이다.
다만 드라이버IC, PMIC(전력관리 칩) 등 부변 기기 부품이 모두 부족한 반면 그래픽 디램은 상대적인 공급과잉 상태로 카드 제조사들이 디램조달을 축소하고 있는 점은 향후 가격 하락을 예고한다.
디램공급 업체들이 생산량을 늘리지 않았음에도 주변 부품의 공급 부족의 영향을 받고 있다. 따라서 주변부품 공급이 정상화될 때까지 공급과잉이 계속될 가능성 크며 이러한 상황은 올해 말까지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수요가 유지되고 있는 가상화폐 채굴용 그래픽 카드는 주로 GDDR6 메모리 수요는 견조한 반면 GDDR5의 조달활동은 상당히 부진하지만 일정 가격을 고수하려는 제조업체들의 전략에 따라, 4분기 가격은 3분기 대비 0~5% 하락하는 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조세일보 / 백성원 전문위원 peacetech@jose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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