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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 in time' 함정③] 재고 극단 감축 '시한폭탄', 민관 합동 대응 필요 - 이코노믹리뷰

출처=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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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김보배 기자] 최근 요소수 사태로 공급망 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산업·경제 전반의 화두로 떠올랐다. ‘제2의 요소수’ 파동이 언제 어디서나 재차 발생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하면서 국가적 차원의 해결책 마련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 2년 전에도 일본의 소부장(소재·부품·장비산업) 수출규제로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이에 소부장 핵심품목의 국산화와 대체수입처 확보로 대(對)일본 의존도를 2019년 31.4%에서 올해 24.9%로 낮췄고, 같은 기간 소부장 중소·중견기업은 3배 증가하는 성과를 냈다.

기쁨도 잠시, 정부가 이에 대해 자화자찬한 지 반년도 채 안 돼 요소수 대란이 터지며 허술한 공급망 관리 실태가 여실히 드러났다. 특히 원가 상승, 운송·물류 대란, 농업·제조업 마비 등 경제전반으로 피해가 번지며 국가안보까지 위협당할 수 있는 중차대한 사안임에 공감대가 형성됐다.

더 큰 문제는 ‘제2의 요소수 사태’ 예방을 위한 해결책 찾기가 녹록치 않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요소와 같이 마그네슘, 텅스텐, 리튬, 프로판, 부탄 등 쓰임새가 광범위해 수급에 차질이 생길 시 짧은 시간 내 큰 피해가 우려되는 원자재 다수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요소수 생산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출처=뉴시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요소수 생산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출처=뉴시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 1~9월 단일국 수입 비중이 80% 이상 품목은 3,941개에 이른다. 이들 수입품은 특히 ▲중국(1,850개, 46.9%) ▲미국(503개, 12.8%) ▲일본(438개, 11.1%) 등 미중일에 편중돼있다. 공급망 다변화의 실패다.

전문가들은 공급망 교란은 예견된 일이었다고 지적하면서도 수입의존도가 높은 4,000여개의 품목 하나하나의 공급망 리스크를 체계적으로 예측·관리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이에 위험도가 큰 품목을 추려 리스크를 관리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준 산업연구원 산업정책연구본부장은 “한국의 수출입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은 일로, 이는 중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우리나라가 중국에 투자해 다시 들여오는 품목이 있고, 중국에서만 생산되는 물량이 있듯 각 수입품의 성격이 다르므로 품목별 맞춤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수입의존도가 높은 품목 가운데서도 공급망 교란 시 피해 위험이 큰 품목을 ‘중점 관리 대상’으로 정하는 작업이 우선돼야 한다”며 “기업이 소싱 구조를 다양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정부는 보조적인 지원책을 마련하는 등 다각도의 접근이 필요하다” 고 덧붙였다.

정부가 공급망 관련 대책회의를 열고 있는 모습. 출처=뉴시스
정부가 공급망 관련 대책회의를 열고 있는 모습. 출처=뉴시스

수입처를 다변화하는 것은 기업에 맡기고, 정부는 비축물자를 확대하고 장기계약을 이끌어내면서 기업을 지원사격하는 방안도 해결방법으로 제시된다. 정부 주도의 극단적인 공급망 안정화 추진은 오히려 무역 위축과 기업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지만수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칼럼을 통해 “신산업의 발전에 따라 망간, 니켈, 마그네슘, 코발트, 흑연 등 과거보다 훨씬 더 다양한 원료자원이 원유나 천연가스에 못지않게 중요해졌다”며 “여기서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원유와 천연가스처럼 비축을 지원하고 장기계약을 유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들은 필요한 업종에서 다양한 경로로 수입해 위험에 대비할 것”이라며 “정부는 다양한 용도의 비축기지를 조성해 기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장기계약에 따른 가격과 금융 리스크를 헤징(hedging, 울타리)할 수단을 만들어주면 된다”고 제언했다.

‘위드코로나’ 시대를 맞아 글로벌 공급망의 대규모 변화를 받아들이는 데에서부터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이른바 ‘저스트 인 타임(Just in time·적기 생산방식)’의 시대가 저물고 있으므로 새로운 공급망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재고를 제로로 관리하고 적기에 원부자재를 투입, 재고비용을 극단적으로 감축하는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며 “수급이 불안한 부품 및 소재는 구할 수 있을 때 최대한 비축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수정하는 것은 재고를 최소화하는 기존의 공급망 관리 전략을 뒤집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공급망 전략에는 절대적 공식은 없다”면서 “공급망 구성원들 간의 상호 신뢰를 통해 협력관계를 구축, 자원 및 정보를 공유하고 IT인프라로 적절한 양의 제품 조달을 이뤄내야 한다. ‘글로벌 판매-생산 계획 프로세스’를 구축해 이를 외부 파트너들과 공유하면서 재고 절감이나 주문 충족률 향상 등으로 공급망의 전체성과를 극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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