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유연 기자] 면세점업계의 명품 재고 떨이 판매 흥행에도 업체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400억원 가량의 재고를 판매했지만 유동성 확보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 데다, 사실상 공항 임대료를 내고 나면 '남는 게 없는 장사'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으로 사실상 매출이 '제로'인 상태에서 당장 9월부터 수 백억원에 달하는 임대료를 내야 하는 상황이라 셈법이 복잡해졌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신라·신세계면세점은 최소 두 차례씩 400억원 가량의 재고 명품을 판매했다. 올 가을까지 400억원 상당의 재고품이 추가로 풀릴 것으로 추정된다.
면세 3사 중 가장 먼저 신세계인터내셔날을 통해 재고 판매를 시작한 신세계면세점은 벌써 5차 판매까지 진행 중이다. 1차 판매에서는 지방시 등 40여종 브랜드의 물량을 90% 소진했고, 2차 판매에서는 끌로에 등 60여종 브랜드를 선보여 70% 이상 판매했다. 이후 3차부터 5차까지 40%~60% 물량이 소진됐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1차 판매에서 한 시간 만에 준비한 물량 60%를 판매했고, 품목을 늘려 지난 1일 진행한 2차 판매에서도 절반 가량을 첫 날에 판매하며 1차 대비 1.5배 높은 매출을 올렸다.
신라면세점은 지난달 25일 1차 판매에서 개시 3시간 만에 준비한 물량 50%를 소진했고, 2차 판매에서도 발렌시아가 제품이 판매 시작 3시간 만에 모두 매진됐다. 오는 9일 3차 판매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판매 흥행에도 불구하고 정작 실질적인 이익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면세점 매출의 50%를 차지하는 화장품과 담배는 판매 품목에 포함되지 않았고, 판매할 수 있는 제품이 6개월 이상 장기 재고라는 한계가 있어 수익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또 800억 원가량의 물품이 '완판'에 성공하더라도 3대 면세점이 현재 인천공항에 납부해야 하는 한 달 임대료가 419억원임을 감안하면 겨우 두 달 치 월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당장 9월부터 수백억 원에 달하는 임차료를 내야하는 점도 부담이다. 인천공항은 지난달 롯데·신라·신세계 등 대기업 면세사업자를 대상으로 공항 임대료 50%를 감면해 주기로 했지만, 이 혜택마저도 다음 달에 종료된다. 면세점들은 "임대료 인하"가 관철되지 않으면 최악의 경우 매장 철수까지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수익이 없는 상황에서 고정비만으로도 부담이 크다는 입장이다.
면세점 업계는 "출국객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임대료가 제로라도 인건비만으로도 적자"라며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높은 임대료를 부담하기에 턱없이 부족해 최악의 경우 철수까지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의 한산한 모습. 사진/뉴시스
김유연 기자 9088y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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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06, 2020 at 12:13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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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 면세품 흥행에도 웃지 못하는 면세점 - 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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