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하 대비 재고비율 106.4%, 전년비 1.0%P 상승
반도체 호황 불구 자동차 등 주력업종을 생산 감소
수출과 내수, 반도체와 非반도체 불균형 확대
전문가 "경기회복 제약하는 요인될 가능성 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지난해 제조업평균가동률이 외환위기 이래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내수 경기가 위축되면서 ‘제품 출하 감소→재고 증가→공장 가동률 하락’이라는 전형적인 ‘불황형 사이클’이 한 해 내내 지속된 것이다.
다만 수출과 내수경기 괴리로 품목간 희비가 갈렸다. 반도체나 전자부품 등 수출 경기가 회복된 품목은 생산이 증가학 재고도 감소했지만, 자동차 등은 생산은 줄고 재고는 늘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의복 등 준내구재 소비가 줄어든 것도 공장을 멈춰세우는 데 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제조업 경기 추락이 경기 회복 속도를 지연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제조업 가동률이 낮다는 것은 설비, 인력 등 기존의 지원이 비용으로 전환되며 기업들의 이중고가 심화되고, 고용에도 영향을 미쳐 경기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정상화 과정에서 기업 부도 등 위험이 닥칠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제조업평균가동률은 71.3%로 전년대비 1.9%P(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IMF 외환위기였던 1998년(67.2%)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코로나 사태로 내수가 위축되면서 공장이 아예 멈춰섰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광공업 생산은 자동차와 금속가공 등에서 감소했지만 반도체 등 일부품목의 수출이 개선되며
전년 대비 0.4% 늘었다. 하지만 광공업 출하는 내수 출하가 3.3%, 수출 출하가 0.3% 각각 감소하며 전년 대비 2.1% 감소했다. 생산을 하고도 시장에 내보내지 못한 재고가 늘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연간 출하 대비 재고비율은 106.4%로 전년(105.4%)보다 1.0%P 상승했다. 팔리지 않아 재고로 쌓이는 제품이 늘었다는 의미다. 제조업 재고출하순환도를 분기별로 보면 출하는 하반기들어 증가세(-2.9% → 1.5%)이 확대됐지만, 재고의 증가폭(0.7% → 1.2%)도 덩달아 늘어나는 상황이다. 연간 제조업 재고는 110.4로 지난해와 비교해 1.5%P 증가했다.
다만 하반기 수출 호조로 상황은 일부 개선되고 있는 상태다. 반도체, 기계장비 등 생산이 늘며 지난달 제조업 생산은 전월대비 3.7% 증가했다. 출하 역시 자동차, 석유정제 등에서는 감소했지만, 반도체 등이 늘어 전월 대비 1.3% 늘었다.
이에 따라 제조업 재고도 전월 대비 반도체(-7.9%), 전기장비(-3.0%), 통신·방송장비(-6.9%)에서 크게 줄며 자동차(6.3%), 석유경제(8.3%), 화학제품(2.3%) 등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전월 대비 0.2% 감소했다. 종목별로 회복 속도가 다른 상태다.
제조업 품목별로도 희비가 갈리고 있는 셈이다. 이는 수출 경기가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부진한 내수를 반영한 것이다. 반도체 등 품목은 수출에 호조를 보이며 내수 부진을 상쇄하고 있지만, 자동차 등은 부품 수급 문제 등으로 골머리를 앓으며 연간 내내 부진했다. 연간 제조업 생산지수(106.7%)는 ICT 품목(149.1%)이 전년보다 13% 증가했지만, 자동차(83.6)는 10.2% 감소했다. 출하 지수는 수출(102.8%)보다 내수(98.8%)가 더 낮았는데, 이는 코로나 타격으로 인한 내수 위축이 수출 경기보다 더 나빴음을 보여준다.
◇ 수출은 좋은데 내수는 엉망… "반도체 제외 생산위축, 경기회복에 독될 것"
이같은 차이는 광공업 주요 성장업종 제외지수를 보면 더 뚜렷하다. ICT 및 자동차 제외 지수는 99.1%로 전년 동월 대비 2.5% 감소했고, 반도체 및 전자부품 제외 지수는 94.8%로 전년 동월 대비 -3.6% 감소해 그 폭이 더 크다.
코로나19에 따른 방역 강화 조치로 의복 등 준내구재 소비가 줄어든 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내수 출하 비율을 보면, 화학제품(4.8%), 기계장비(8.6%) 등은 증가했지만 의복및모피(-16.9%), 석유정제(-6.1%), 자동차(-13.0%) 등은 크게 줄었다. 자동차의 경우 지난달 마감이던 개소세 연장이 6개월 연장된 점도 감소 요인으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제조업 경기 추락이 경기 회복 속도를 지연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제조업가동률 추락은 실물경기가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인데, 수출 경기 호조에 따른 일부 품목의 선전과 주가 상승 등 금융 지표 과열로는 ‘V(브이)’자 반등을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이다. 금융과 실물의 괴리, 내수와 수출 경기의 괴리가 외려 장애요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제조업가동률이 하락하고 재고가 늘어나는 것은 설비, 인력 등 기존의 자원들이 비용으로 전환된다는 의미로, 코로나19로 인한 기업들의 이중고가 심화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 사태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현재 정책금융 지원 등 적극적인 정책으로
기업의 신용경색 위험을 틀어막은 상태지만, 경제가 정상화되면서 지원이 각종 지원이 종료되면 신용 위험이 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민간 경제연구원 고위 관계자는 "위기시에는 오히려 각종 지원책으로 연명하던 기업들이 정상화 과정에서 오히려 연쇄부도 등이 일어날 수 있다"며 "더욱이 지금은 내수 경기 회복이 지연되는데 수출 경기 호조로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착시효과’가 벌어지고 있어 한계기업들의 위험은 더 커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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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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