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부터 삼성 TV까지 ‘다양’
아마존 특유의 사업 모델이 원인
창고 보관비로 폐기하는 게 ‘이익’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영국 창고 한 곳에서만 매주 재고 13만개가 폐기된다는 폭로가 나왔다. 멀쩡한 제품을 내다 버린다는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영국 ITV방송은 “아마존이 영국 (스코틀랜드) 던펌린 창고에서 매년 재고 수백만 개를 폐기하고 있다”며 해당 창고의 폐기 구역 모습이 찍힌 영상을 내보냈다.
창고에서 일했던 직원이 몰래 찍어 제보한 이 영상에선 페레로 로쉐 초콜릿과 귀걸이, 노트북, 드론(무인기), 마스크, 헤어드라이어, 삼성 QLED TV 등 각종 제품이 폐기(destroy)라 표시된 종이 상자에 가득 담겨 있다. 반품됐거나 팔리지도 않은 것들이다.
이를 두고 ITV는 “대부분 자선단체나 (제품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돌아갈 수 있었다”며 “그 대신 재활용 센터나 쓰레기 매립장에 버려진다”고 꼬집었다.
익명의 제보자는 “다이슨 선풍기부터 맥북, 아이패드까지 매주 보통 13만개에서 최대 20만개를 폐기했다”면서 “어떤 날엔 코로나19 마스크 2만개를 폐기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그중 절반은 개봉되지도 않았고 나머지는 반품인데 상태가 좋았다”며 “(일할 때) 숨이 막히곤 했다”고 덧붙였다.
올해 4월 한 주의 경우, 문제의 창고에선 12만4332개가 폐기됐다. 같은 기간 기부품은 2만7213개에 그쳤다. 폐기 대상으로 분류된 15만1545개 중 약 18%만 기부한 것이다.
아마존 특유의 사업 모델이 이런 사태를 야기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많은 판매자들이 자사 제품을 아마존 창고에 보관하기 위해 돈을 내는데, 재고가 쌓일 경우 차라리 폐기하는 게 비용 절감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또 불법도 아니다.
이에 대해 아마존 대변인은 “우리는 제품 폐기 제로(0)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재판매와 재활용, 자선 단체 기부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고 해명하면서도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영국에선 어떤 제품도 매립지로 보내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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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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