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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사 재고 얼마나 빨리 치웠나?, SK바사 등 4곳 회전율 개선 - 머니투데이

국내 제약사 재고 얼마나 빨리 치웠나?, SK바사 등 4곳 회전율 개선
지난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10곳의 매출이 성장했지만 재고자산 회전속도를 개선한 곳은 네 군데에 불과했다. 한미약품·광동제약·SK바이오사이언스·HK이노엔이 재고자산 처리 기간을 줄이면서 자사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특히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던 SK바이오사이언스의 재고자산 회전율은 1.1회 오르면서 재고 관리 효율성이 다른 제약사보다 크게 개선됐다.

28일 금융감독원에서 제공하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10곳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6곳은 재고자산 회전율이 전년보다 낮아졌다. 한미약품·광동제약·SK바이오사이언스·HK이노엔 등 4곳은 회전율이 개선돼 재고를 처리하는 기간도 짧아졌다.

재고자산 회전율은 기업의 연간 매출원가를 평균 재고자산(기초·기말 재고자산 평균)으로 나누어 계산한다. 기업이 재고를 얼마나 잘 판매하는지 나타내는 수익성 지표 중 하나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재고 관리가 효율적으로 이뤄진다는 걸 나타낸다.

재고자산 회전일수는 1년 365일을 회전율로 나눈 값으로 재고자산이 얼마 만에 판매돼 매출로 이어지는지 나타낸다. 10곳 제약사 평균 재고자산 회전일수는 153일인데 창고에 쌓인 재고가 다 팔릴 때까지 약 153일이 걸린다는 뜻이다.

재고 관리 효율이 가장 크게 개선된 곳은 SK바이오사이언스 (151,000원 상승3500 -2.3%)였다. 지난해 재고자산 회전율은 3.5회로 2020년(2.4회)보다 1.1회 올랐다. 회전일수도 2020년 152일에서 지난해 104일로 크게 빨라졌다. SK바이오사이언스 지난해 매출은 9290억원을 기록해 2020년 대비 311.8% 급증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지난해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위탁 생산이 본격적으로 이뤄졌고 공급 물량이 급증하면서 재고회전율을 높이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HK이노엔 (44,950원 상승100 -0.2%)이 지난해 재고자산 회전율을 0.7회 높이면서 뒤를 이었다. 회전일수는 89일에서 76일로 줄었다. HK이노엔 2021년 매출은 7698억원으로 전년 대비 28.6% 증가했다.

재고자산이 늘었지만 매출 상승으로 매출원가도 164% 오르면서 회전율 상승을 이끌었다.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테고프라잔) 처방액이 1000억원을 기록하고 가다실 등 한국MSD 백신 7종 연 매출이 1500억원을 넘는 등 주력 제품·상품 판매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어 광동제약 (7,570원 상승70 0.9%)(0.6회)과 한미약품 (278,000원 상승1500 -0.5%)(0.4회)이 재고자산 회전율을 개선했다. 특히 광동제약 회전율은 7.0회로 다른 제약사 대비 높았고 회전일수도 52일로 가장 빨랐다.

한미약품은 매출 상승과 함께 재고자산도 함께 줄여 효율적인 재고 관리를 보였다. 회전일수도 228일에서 182일로 감소했다. 직접 개발한 복합제 신약 아모잘탄(로자르탄·암로디핀)패밀리와 고지혈증 치료제 로수젯(로수바스타틴·에제티미브) 처방액이 각각 1200억원을 넘는 등 주력 제품이 판매 호조를 보였다.

셀트리온 (168,000원 상승2500 1.5%)·셀트리온헬스케어 (64,300원 보합0 0.0%)·유한양행 (58,900원 보합0 0.0%)·GC녹십자 (198,500원 상승2500 -1.2%)·종근당 (98,500원 상승200 -0.2%)·대웅제약 (166,500원 상승1500 -0.9%)은 지난해 재고자산 회전율이 2020년 대비 하락했다. 가장 큰 폭의 내림세를 보인 곳은 종근당(0.8회)과 셀트리온(0.7회)이었다. 회전일수는 종근당이 15일, 셀트리온이 63일 늘었다. 회전일수로만 치면 셀트리온헬스케어가 65일로 가장 많이 늘었다.

다만 주력 사업과 구조에 따라 재고자산 현황이 다를 수 있어 서로 다른 제약사의 회전율을 직접 비교하는 건 불가능하다. 가령, 셀트리온 등 바이오의약품을 위탁생산(CMO)하는 기업은 재고자산이 다른 제약사 대비 많은 경향이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회전율은 0.7회로 가장 낮고 회전일수도 521일로 가장 길었지만 셀트리온이 생산한 바이오시밀러를 사들여 판매를 담당하는 구조이기에 재고자산이 쌓일 수밖에 없다.

반면 광동제약은 '비타500', '제주삼다수' 등 유통 영업 부문 매출 비중이 55%에 달하기 때문에 재고자산 회전율이 높고 회전일수가 빠른 편이다.

각 제약사별로 전년 대비 재고자산 증가·감소 폭이나 회전율 개선 정도를 살펴 재무 건정성을 체크할 수는 있다. 이 경우에도 사업 확장 준비나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일시적으로 재고자산이 늘어날 수 있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가 제품 수요에 영향을 준 것 같다"면서도 "제약사가 특정 사업 부문의 매출 성장으로 그에 따라 잠정적 물량을 사놓거나 특정 제품 출시에 맞춰 원재료를 확보하다 보면 재고자산이 늘어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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