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94% 증가한 63조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증권가 컨센서스(61조2813억원)를 2.8% 상회하는 수준이다.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12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53.37%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컨센서스(10조9741억원)를 13.9%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반도체 슈퍼 호황기였던 2018년 3분기(17조5700억원) 이후 11분기 만에 가장 높은 실적이다.
2분기 깜짝 실적은 메모리 반도체 출하량 증가와 일회성 수익 반영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2분기 삼성전자의 D램과 낸드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 늘었으며 평균판매단가(ASP) 역시 각각 16%, 5% 오른 것으로 추산된다. 작년 말부터 이어진 타이트한 수급과 가격 상승에 따라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도 두 달 연속 100억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6월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깜짝 실적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주가 흐름은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49% 내린 8만800원에 장을 마쳤다.
반도체 슈퍼 사이클에 따른 실적 호황에도 삼성전자의 주가 부진이 이어지는 배경에는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재고 증가에 따른 가격 하락 우려가 자리 잡고 있다.
이원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비메모리 공급 부족에 따른 정보기술(IT) 세트 제품의 생산 차질로 세트업체들의 메모리 재고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올해 4분기 이후 메모리 업황의 고점 이탈이 우려된다"며 "메모리 반도체 수출액은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세트 출하가 둔화되고 있어 재고가 증가하는 것으로, 이는 하반기 메모리 가격 상승을 제한하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비메모리 공급 부족으로 노트북 컴퓨터, 스마트폰 등 IT 세트 제품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세트업체들의 메모리 재고가 증가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5월과 6월 메모리 반도체 수출 규모는 각각 전월 대비 7.5%, 11.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비메모리 공급 부족 영향에 따른 세트 제품 출하량 감소와 더불어 수요 둔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대만 노트북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들의 5월 월별 매출액은 전월 대비 6.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고, 국책연구원인 중국정보통신연구원(CAICT)이 발표한 중국 업체들의 5월 스마트폰 출하량 또한 전월 대비 24% 감소했다. 이에 삼성전자뿐 아니라 국내 2위 업체인 SK하이닉스도 주가가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전날보다 1.2% 떨어진 12만3500원에 마감했다.
해외 기업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앞서 미국 메모리 반도체 회사 마이크론 역시 지난달 30일 깜짝 실적을 발표했으나 이후 지난 6일까지 5거래일간 주가는 오히려 2.96% 하락했다. 마이크론의 3~5월 분기(3Q21)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3% 훌쩍 뛰면서 시장 기대치를 상회했다.
수급 측면에서는 기관·외국인의 매도세가 거센 상황이다. 최근 1개월 새 기관과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각각 1조4398억원, 1조2877억원어치 팔아치웠다. 같은 기간 개인이 삼성전자 주식을 2조6146억원 사들이면서 주가를 떠받들고 있는 모양새다.
반도체 사이클 둔화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재고는 2018년 이후 3년래 역대 최저 수준으로 공급과잉 가능성이 제한적이고 설비 투자도 첨단공정 중심으로 이뤄져 공급 증가에 따른 가격 하락 우려는 과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문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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